[취성패 후기 5] 집단상담프로그램 1일차

개요

오늘부터 4일 동안 집단상담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상담사는 구직자의 자신감을 높이고 취업기술 등을 습득하기 위해 집단상담프로그램을 받을 것을 추천했다.

장기 집단상담프로그램의 경우는 4일 동안 매일 8시간 씩 참여하게 되고 지원금은 취성패 1유형은 10만원, 2유형은 5만원이 지급된다.

단기 집단상담프로그램이나 취업특강의 경우는 2일 정도 소요되는데 지원금은 취성패 1유형은 5만원이 지급되고, 2유형은 지원금이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시간도 남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구직 정보를 공유하고자 장기 집단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물론 10만원의 지원금 지급 역시 중요한 유인책이 됐다.

본격 후기 전에 집단상담프로그램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집단상담프로그램 및 취업특강

집단상담프로그램과 취업특강은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들이 근로의욕을 증진하고 취업기술 및 취업에 대한 자신감 향상 시키기 위해 운영된다.

참여자가 다른 구직자와의 집단 활동과 교류를 통해 심리적 취약성과 구직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구직의욕과 취업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게 한다고 소개한다.

쉽게 말해 구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참여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을 위해 기술을 익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취업지원프로그램의 종류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연번

프로그램명

지원대상

목적 및 내용

운영시간

1

성취 프로그램

장기구직자

• 장기실업 예방, (재)취업 촉진
• 자신감과 자존감 회복, 구직동기 부여 및 구직 기술 향상

24h
(4일)

2

행복오름프로그램

기초생활
수급자

• 취업의욕 강화, 자신에 대한 이해 및 강점발견
• 구직기술 습득, 직장적응 등

24h
(4일)

3

(WiCi)결혼이민자
취업지원프로그램

결혼이민자
(여성)

• 취업의욕 제고
• 구직기술향상, 직장생활이해

12h
(3일)

4

(Hi)고졸청년
취업지원프로그램

고졸(예정)
취업준비생

• 취업의욕 제고
• 취업기술과 직장적응력 강화

12h

5

(청취력)청년취업
역량프로그램

청년구직자
(만19-34세)

• 역량기반 채용관행에 적합한 구직기술 강화 및 역량개발
계획 수립

24h
(4일)

6

(allA)청년니트진로
역량강화프로그램

취업취약
청년층

• 자신감 제고 및 생애비전 설계

24h
(4일)

7

행복내일
취업지원프로그램

경제적
취약계층

• 자기이해, 강점발견, 구직기술 습득, 직장적응 이해 등

24h
(4일)

8

(CAP+)청년층
직업지도프로그램

청년
(15~34세)

• 합리적 직업선택 지원
• 자기탐색, 기업탐색, 서류작성
• 모의면접 등 구직기술 향상

24h
(4일)

9

취업희망프로그램

심리적
취약계층

자신감 향상 및 근로의욕 증진
• 사회성(대인관계) 향상

24h
(4일)

10

성장프로그램

중장년층
(50세 이상)

• 취업자신감 제고
• 구직기술 향상

24h
(4일)

11

주부재취업설계
프로그램

경력단절
여성

• 재취업분야 선정, 재진입 계획 수립 및 실천방안 모색

24h
(4일)

12

(V-TAP)제대군인
취업지원프로그램

제대(예정)
군인

• 전직준비 동기부여
• 일자리 탐색, 전직계획 수립

30h
(5일)

13

단기취업특강
(8종)

구직급여
수급자 등

•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 요령, 근로기준법, 취업정보
수집 등

각1h

14

단기집단상담
(10종)

구직급여
수급자 등

• 행복한 대화 이끌기, 취업어려움 극복하기, 강점분석,
취업목표 정하기 등

각3h

※ 각 프로그램별 운영시간은 해당 프로그램 운영지침(매뉴얼)에 따라 운영

장기로 운영되는 것은 보통 하루 8시간, 4일 동안을 꽉 채워서 운영한다. 본인이 참여한 취업희망프로그램이 여기에 속한다.

단기로 운영되는 것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 동안 1~3시간씩 운영된다. 집단상담프로그램과 취업특강 등이 있다.

지급되는 지원금은 취업성공패키지 1유형의 경우 최대 10만원(장기), 최소 5만원(단기)을 지원 받고, 2유형의 경우는 최대 5만원(장기)까지 지원 받는다.

첫 날

집단상담프로그램 첫 날. 취업성공패키지 과정을 밟고 있는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 센터에 갔다. 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 명칭은 취업희망 프로그램이었다. 마치 초등학교 때 새 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새로운 교실에 들어가는 기분으로 세미나실에 들어갔다.

이미 세미나실에는 많은 분들이 와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얼핏 봤는데 젊은 층보다는 연세가 지긋한 40대 이상 분들이 많이 있어 놀랐다. 나 같은 젊은 층은 한 30% 되고 나머지는 중장년층이었다. 아마 청년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실업 문제 역시 심각하여 구직을 하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작 전에 다과상 위에 차와 과자들이 올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에 긴장을 했는지 당이 당겼는데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첫 날인데 무리하게 많은 양의 과자를 먹는다면 사람들의 눈에 띌 것이라는 생각에 커피 한 잔과 과자 몇 개를 집었다.

전체 인원이 한 16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과자와 차들이 빠르게 소비되었고 쉬는 시간 중간 마다 상담사님이 과자와 차를 채워넣는 것을 보았다.

자리에 착석하여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프로그램이 시작 되고 상담사님의 자기 소개가 이어졌다. 상담사님은 굉장히 유쾌하시고 달변가이며 오랜 경험 때문인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뻘쭘하게 긴장해 있는 참가자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라고 다독여주었다.

프라이버시 상 상담사님의 이름은 밝히지 않도록 하겠다.

첫 시간에는 나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자기 앞에 있는 이름표에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별명을 써 넣도록 하였다. 나는 고지식하고 답답한 내 성격을 담은 고구마로 별명을 정하였다. 다른 참가자들도 처음엔 쑥스러워 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별명들을 지어 써 넣었다.

그리고 한명씩 돌아가면서 위 사진의 질문의 내용을 발표하도록 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한 후에 별명의 의미, 현재 심경 및 소감,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경위, 이 프로그램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들을 편안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나갔다. 처음엔 떨렸지만 이렇게 한명씩 하고 나자 조금은 서로에 대한 친밀도가 상승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내 옆에 앉은 참가자와 대화를 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이 분은 나와 비슷한 또래였다.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2단계 직업훈련에서는 CAD를 배워 디자인 관련 분야로 취업을 하겠다고 했다.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중장년층의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미 세미나실은 20~30년 된 동창회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자리를 옮겨다니며 서로에게 묻고 답했다.

특히 상담사님은 결혼을 하시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중이라 중장년 참가자들에게 사적인 질문도 많이 하고 도움이 되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하루도 안 되서 참가자은 왁자지껄해졌으며 서로가 격이 없이 많이 친해진 상태였다.

점심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 다과상에 과자로는 배를 채울 수는 없었다.

상담사님은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자신이 제일 중요하게 챙기는 것이 점심메뉴라고 하셨다. 공감한다.

우리가 있는 건물은 삼창프라자 빌딩인데 업무용 빌딩이라 그런지 지하에는 많은 구내식당들이 있었다. 첫 날인 오늘은 <맛있는 밥집>이라고 하는 한식부페집에 갔다. 가격은 1인당 7,000원이었는데 솔직히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상담사님은 상담프로그램을 할 때 자주 이 식당은 찾는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별로라고 하셨다.

물론 밥값은 위에서 내주는 것이었다. 편안하게 먹었다.

한식부페라서 그런지 밥과 반찬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밥을 먹고 나와서 근처를 산책하는데 맥심 믹스커피로 유명한 동서식품 건물이 똭! 있었다.

밥을 먹고 올라와서 좀 쉬면서 다과 시간을 가졌다.

자랑스러운 나

오후 시간에는 <자랑스러운 나>란 주제로 나의 자랑거리를 도화지에다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에 내가 가진 자랑거리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무슨 자랑거리가 있을까 생각하며 쥐어짠 끝에 말도 안 되는 여러가지 것들을 써 내려갔다.

자리는 세 조로 나뉘어 앉았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나>를 다 작성하고 조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자신의 자랑거리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에는 중장년 아저씨들이 많았는데 정말 하나같이 구비구비 한 많은 사연과 왕년에 자신 어땠다는 무용담을 듣느라 시간 가는 줄 알았다. 내 차례가 되어 얘기하려는 데 빨리 끝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픈 표정들이 역력했다.

이렇게 조원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한 조씩 대표 한 명이 일어나서 자신의 자랑거리에 대해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집단상담프로그램의 목적 중 하나가 자신감 고취인데 뭔가 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나는 누구일까

다음으로는 나를 아는 시간으로 자신에게 해당하는 문장을 체크한 후 합계점수를 측정하여 나의 자아 상태를 나타내는 에고그램 작성을 했다.

나의 에고그램은 W자가 나왔는데 딱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걸린 것을 잘 나타내는 그래프였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어 별로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나서 이를 바탕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자아 상태를 높이는 자기 성장을 위한 실천사항을 적어봤다.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행동할 지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는 회복탄력성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이는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나의 회복탄력성 지수는 비교적 높게 나왔다.

집단상담프로그램 1회차 후기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기피하려는 성격이라 처음에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참여하고 나니 나보다 연세가 지긋하신 중장년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모든 참가자들을 관찰하고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한동안 구직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내 삶의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직 첫째 날이라 종합적으로 말하기는 이르지만 이 집단상담프로그램에 잘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박수를 쳤는데 이상하게 이제 그만 알에서 깨고 나와 제대로 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4일만 버티면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했다. 점심도 공짜로 사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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