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직구] 저렴한 보청기(소리 증폭기) 구매 후기(Britzgo Digital Hearing Aid Amplifier Bha-220)

들어가면서

사람은 늙기 마련이다. 우리 할머니께서도 연세가 드신 후 언젠가부터 청력이 떨어지셨다. 사람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TV를 보실 때는 소리를 크게 높였다.

당연히 가족들도 할머니와 의사소통을 하는데 점점 어려움을 겪었다. 점점 더 시간이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했다. 또한 높아져 가는 TV 볼륨 소리에 가족들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알아보다가 할머니께 보청기를 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보청기 검색

인터넷에서 보청기에 대해 검색해봤다. 보청기 회사의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수많은 홍보글이 있었지만 어떤 회사의 보청기가 우리 할머니께 적합할지 고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해 우리 가족을 좌절케 했다. 기본이 100만원 대부터 시작했으며 어떤 것은 600만원까지 된다고 한다. 우리 집 형편으로는 선뜻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었다.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장비가 아니라 소리를 크게 보정해 주는 장비라고 한다. 따라서 단순히 소리만을 높였을 때 같이 들릴 수 있는 잡음이나 기계음을 줄여 원하는 소리만 들리게 해주는 장비인 것이다. 그런 첨단 기능을 손가락 마디보다 더 작은 곳에 집어넣어 보청기를 제작하니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 당연했다.

나는 좀 더 인터넷을 둘러보며 보청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그러다 해외쇼핑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몇 차례 해외직구를 한 것이 생각나서 해외에서는 보청기가 어떤 가격대에서 판매되는지 알아봤다.

보청기는 영어로 hearing aid로 불린다. 이 단어로 아마존에서 검색해봤다. 수많은 제품들이 나왔다. 심지어 가격들이 매우 저렴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알고 보니 이것들은 보청기가 아니었다. 보청기가 아닌 소리 증폭기였다. 그래서 보청기와 소리 증폭기에 대해 알아봤다.

보청기와 증폭기의 차이

보청기는 영어로 hearing aid라고 한다. 하지만 소리 증폭기는 영어로 hearing amplifier이다. 그렇다면 보청기와 증폭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보청기소리 증폭기의 공통점은 작은 소리를 크게 키우는 장치다. 또한 모양이 비슷하다. 차이점은 보청기의 경우 소리를 주파수 대역별로 쪼개 필요한 부분만 증폭하지만 소리 증폭기는 주파수에 상관없이 모든 소리를 증폭한다. 따라서 보청기는 전문가에 의해 소리 조절값이 조정되며 특정 주파수 소리에 약한 난청인들이 소리를 효과적으로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 소리 증폭기는 난청이 아닌 사람들도 소리를 크게 들을 수 있는 일반 기기다. 단순히 주위 소리를 크게 크게 키워주기 때문에 해당 난청인에 맞는 설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청기의 가격은 평균 수백만 원에 달한다. 물론 기능과 성능에 따라 백만 원 대 이하의 제품도 있다. 반면 소리 증폭기의 가격은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에 걸쳐 있다.

보청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식약청의 허가를 받는다. 따라서 보청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전문의로부터 청력검사를 받은 다음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를 구매하는 것이 추천된다.

하지만 소리 증폭기의 경우 이러한 과정 없이 보청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지만 난청인에 맞게 설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보청기와 소리 증폭기의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할머니께 어떤 것을 해드려야 할지 망설였다.

그러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조영상 임상강사 연구팀이 국내 난청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소리증폭기와 보청기의 임상적 효과 차이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한 연구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됐다.

요약하자면 난청인들에게 소리 증폭기보다는 보청기가 더욱 추천되지만 부담스런 가격에 보청기 사용을 못하는 경우에 소리 증폭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고민하다가 우선 보청기보다 저렴한 소리 증폭기를 할머니께 사용하게 한 다음 보청기 사용으로 전환할지 결정하자고 했다.

아마존에서 직구하기

아마존 사이트에서는 많은 종류의 소리 증폭기들이 검색됐다.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상위에 배치되고 많은 사람들이 상품평을 남긴 소리 증폭기를 선택했다. 제품명은 Britzgo Digital Hearing Aid Amplifier Bha-220였다. 가격은 54달러로 보청기에 비해 엄청 저렴한 가격이었다.

상품평에 이 증폭기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안 좋은 의견에는 원하지 않는 소음이 같이 들리는 것에 내용이 많았다. 반면 좋은 의견에는 청력이 낮아져 일상 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는데 이 증폭기로 잘 들리게 되어 좋다는 내용들이 있었다.

그냥 이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배대지를 통한 해외직구를 했다.

개봉기

약 1주일 정도가 걸려 소리 증폭기가 배송되었다.

소리 증폭기 케이스 안에는 소리 증폭기, 크기가 다른 이어팁 3개, 배터리 2개, 청소 솔, 설명서가 들어 있었다.

소리 증폭기 자체 무게는 굉장히 가벼웠다. 단추형 배터리는 1개가 들어갔는데 +, -극을 쉽게 분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다만 배터리 뚜껑을 열 때 조금 센 힘을 줘야 했다. 배터리에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는데 아마 배터리에 땀이 묻지 않게 결합하도록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배터리는 보청기 전용 배터리인 675 아연 배터리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었다.

이어팁 부분은 원하는방향으로 돌릴 수 있었다.

할머니 귀에 꼽아드렸다. 이어팁 부분이 아프다고 하셔서 가장 작은 이어팁으로 바꿔 꼽아드렸다. 증폭기를 작동시켜 적절하게 조절한 다음 할머니께 어떠냐고 여쭤보니 내 목소리가 잘 들린다고 하셨다.

소리 증폭기 작동법

소리 증폭기의 설명서를 하나 하나 살펴봤다. 영어로 쓰여 있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해석해 나갔다.

소리 증폭기를 착용한 후에 바람 소리가 들린다면 귓구멍에 꽉 맞는 이어팁을 바꿔 착용해야 한다.

만약 작동이 잘 안 된다면 배터리 교체를 해야 한다. 또는 청소 솔로 이어팁 부분을 잘 닦아서 다시 시도해야 한다. 새 배터리 교체 후에도 작동이 안 된다면 제품 교체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제품을 교체하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뚜껑 부분이 열기 힘들게 되어 있는데 이유는 소리 증폭기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그렇게 제작된 것이다. 뚜껑 끝 부분을 손톱 부분을 이용해서 열면 쉽게 열 수 있다.

소리 증폭기에는 3개의 작동 버튼이 있다.

맨 밑에 스위치는 ON/OFF 스위치이다. 중간에 있는 버튼은 음량조절 버튼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맨 위에 있는 버튼은 프로그램을 조절하는 버튼이다. 이 소리 증폭기는 총 4개의 프로그램을 조절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삐! 소리를 내며 조절된다. 이 프로그램 버튼은 주파수를 조절함으로써 난청인에 맞는 소리를 들려준다. 우리 할머니의 경우는 4번째 주파수가 잘 맞는다고 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이 주파수 조절은 개인 선호도와 주위 환경에 따라 선택을 달리한다.

소리 증폭기 적응하기

설명서에는 이 소리 증폭기에 대한 적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1주차 – 집에서 하루 1-2시간 정도 착용한다. 일상적인 대화, TV 보기, 집안일을 하는 것은 소리 증폭기 적응에 도움을 준다. 첫 주에는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 2주차 – 이제 공원이나 야외 환경에 소리 증폭기를 사용한다. 소리 증폭기에 적응됨에 따라 사용시간은 하루에 3-4시간 정도로 늘린다.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청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3주차 – 정기적인 야외에서 대화에 인내를 가져야 한다. 소리 증폭기를 가지고 음식점이나 직장에 가지고 다닌다. 소리 증폭기에 익숙해짐에 따라 하루 5-6시간 정도를 사용하되 이를 초과해서 사용해선 안 된다.
  • 4주차 – 이제는 세상의 소리를 다시 즐길 시간이다. 소리 증폭기에 완전히 적응되면 어느 환경에서도 소리 증폭기를 착용한다.

요약하자면 1주일 단위로 소리 증폭기 착용시간과 사용 장소를 바꿔가며 적응하라는 뜻이다.

소리 증폭기 사용 후 소감

할머니께서는 소리 증폭기를 착용하고 나서 만족감을 드러내셨다. 다만 커널형 이어팁의 이물감으로 오래 사용하시지는 못하고 귀가 좀 아프다고 하셨다. 또한 고가의 보청기보다는 낮은 성능 때문에 내가 착용해본 결과 약간의 잡음이 계속 들렸다. 마치 일상 대화를 폰에 녹음하여 귀에 바짝 대고 들었을 때 나는 그러한 수준의 음질이었다. TV에서 나오는 또렷한 소리는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너무 오래 착용하면 위에서 지적한 대로 청력의 손실이 우려된다. 그래서 할머니께 꼭 필요한 경우만 이 소리 증폭기를 착용하시도록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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